Q. 올 한해 기업/단체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억에 남는 제품/서비스/캠페인 등이 있다면?
주원: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이 많아진 것 같다. 평소 즉석밥 용기는 재활용이 되지 않아 구매하지 않았는데, 올해 제일제당에서 햇반 리사이클링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어, 무척 반가웠다. 뷰티 업계에서도 화장품 용기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데, 코스메틱 기업 ‘시타’가 100% 생분해 패키지를 개발하며 제로웨이스트계의 혁신을 만든 소식도 기억에 남는다. 소비자들이 환경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제품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성일: 지난 6월 여름, 사회적협동조합 멘토리(menTory)에서 진행하는 ‘임팩트비즈니스 트립’에 짧게나마 1박 2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로컬이란 현실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 활동하는 기업/단체들도 필요하지만, 로컬이라는 작은 생활권 단위에서도 청년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단체도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 소멸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와 행복을 위해서 우리 앞에 대도시라는 선택지만 놓여있는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혜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업과 단체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주가 쓰레기섬이라 불릴 정도로 쓰레기의 양이 많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프로젝트 차 방문한 제주 이호테우해변은 내가 예전에 방문했던 이호테우해변의 모습이 아니었다. 해변이 너무 깨끗하고 쓰레기가 거의 없는 모습을 보고 놀랐는데, 알고 보니 제주 팝업 필터 전시에서 ‘제주바다를 지키기 위한 플로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바다 근처엔 떠내려오는 폐기물도 많아서 치우기 어려운 것 같은데,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가득 찬 것들을 치우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활동들이 확산되어 일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율: “평화의 빛”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반전(反戰) 의지를 알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전 세계 주요 명소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산타워, 동대문플라자, 광안대교를 비롯하여 전국 곳곳에서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정치/이념 양극화 문제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전 세계가 하나 되어 같은 마음으로 희망을 염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다.
시은: 입생로랑 뷰티에서 진행한 ‘ABUSE IS NOT LOVE’ 글로벌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는다. 친밀한 관계 내 폭력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으로, 9가지 주요 폭력 경고 징후를 강조한 캠페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토크쇼와 세미나를 진행하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5개 국가 내, 파트너 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에 30억 이상을 기부했다고 한다. 물론 브랜딩의 일환이겠지만,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는 입생로랑 뷰티라는 대기업에서 수익의 큰 부분을 여성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Q. 미래 고객인 MZ들을 잡기 위해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MZ가 알려주는 MZ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주원: MZ 세대가 가치소비를 지향하면서 상품 개발부터 판매과정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테일(친환경 제품을 출시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를 사용하는 등 유통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일) 마케팅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실제로 그린테일 마케팅이 효과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장바구니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을 땐 조금 멀더라도 친환경 봉투를 가장 먼저 도입한 편의점 CU를 방문하고, 과대 포장과 비닐 사용을 많이 하는 쿠팡을 이용하지 않는 등 소비 행태가 많이 달라졌다. 대신 작년에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 논란이 있었듯이, 겉으로만 친환경을 추구하면서 오히려 환경에 해를 끼치는 그린워싱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으므로 기업의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일: MZ 세대에게 어필하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어필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MZ’ 세대라는 말에 거부감이 드는데, 나이대를 어떠한 분류로 묶어버리고 몇 가지 특성을 나열하여 “얘네들은 이래”, “얘네들은 다른 세대들보다 까다롭고 어려워”, 이렇게 일반화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그래서 ‘MZ’라는 용어를 제외하고 기업이 타켓팅 할 미래 고객의 개성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갖고 소속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이에 반응하는 미래 고객들이 자유롭게 찾아오도록 만드는 게 가장 좋은 마케팅 방법일 것 같다. 모든 MZ가 같지 않고, MZ도 MZ를 모른다. (웃음)
혜민: 마케팅은 말 그대로 마케팅일 뿐인 것 같다. MZ 세대를 잡기 위한, 어필하는 방법이라는 게 획일화할 순 없다. MZ는 같음을 통해 연결하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며 연결되는 세대라고 생각한다. 모든 MZ를 일반화할 순 없지만 미닝아웃 즉, 자신들의 가치관이 중요한 만큼 마케팅보다는 어떤 기업인지, 그들이 어떤 제품 또는 콘텐츠를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가치관이 일치하는 고객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어필이 되지 않을까? 모두를 다 잡기란 쉽지 않다! (웃음)
서율: 감성을 자극한 마케팅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의 장점을 열거하는 방식은 MZ세대에게 지루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반면,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치 있는 경험들에 심미적인 요소를 곁들여 콘텐츠화하여 마케팅한다면, 보다 많은 MZ세대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은: ‘진심’이 느껴지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무기이다. MZ세대는 본인들만의 오리지널리티에 진심인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하는데, 나 역시 브랜드만의 철학과 끈기가 느껴지면 그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는 편이다. 기업의 진심과 매력을 담을 수 있는 디지털/아날로그 콘텐츠를 활용해서 마케팅하는 것을 제안해본다. 29cm의 브랜드 인터뷰나 프리워커스의 책, 오롤리데이의 유튜브 채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