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매거진 루트임팩트
- 임팩트 칼럼 : “뉴 키즈 온더 블록”, 커뮤니티의 신출내기
- 임팩트 비즈니스 종사자들의 불안감 (상편)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 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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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 상반기에 유독 많았던 징검다리 휴가도 끝이 나고 벌써 올해 절반이 끝나가네요. 이맘때쯤이면 상반기가 끝났다는 생각과 하반기에 빼곡하게 채워지는 일정을 보면서 조금은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아요. 님은 지치지 않고 잘 일하고 계신지요? 이번 6월에는 임팩트 지향 조직 종사자들의 불안과 기쁨을 다룹니다. 임팩트 칼럼에서는 소득 격차와 경제적 이동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준비했으니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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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칼럼(Impact Column)은 해외 생태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신규 코너입니다. 루트임팩트의 자매사이자 미국 뉴욕의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을 중심으로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는 장선문 커뮤니타스 아메리카(Communitas America) 대표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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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이번 임팩트 칼럼은 ‘경제적 이동(Economic Mobility)’을 다룹니다. 이번 글은 라즈 체티(Raj Chetty) 교수의 경제적 이동성(Economic Mobility) 연구와 함께, 현대미술작가 김성환 작가의 2014년 출간 작품 <Talk or Sing>을 통해 알게 된 인류학자 빅터 터너의 책 <문지방성과 커뮤니타스(Liminality and Communitas), 1969>를 인용합니다.
“뉴 키즈 온더 블록 New Kids On The Block”, 커뮤니티의 신출내기
“커뮤니타스” 의 의미를 되새긴다.
김성환 작가의 출판 작품 [Talk or Sing, 말 아님 노래, 2014] 한국어판 31쪽에는 아래와 같은 부분이 있다. 캐서린 우드(테이트 모던 뮤지엄의 큐레이터)가 빅터 터너의 책 <문지방성과 커뮤니타스(Liminality and Communitas), 1969>의 일부를 인용하여 적은 부분이다.
인류학자 빅터 터너(Victor Turner)가 잠비아의 은뎀부(Ndembu) 족이 행하는 통과의례에 관해 분석한 “문지방성과 커뮤니타스(Liminality and Communitas)”에서 지도자가 될 운명에 처한 사람들이 어떻게 시험을 치르고, 따라서 마치 그들이 ‘진흙이나 먼지’가 된 듯 겸허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알게 된다. 입문자는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존재’의 제로 상태를 통과하게 된다. 터너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문지방성 안에서 신참자는 빈 석판(blank slate)인 백지상태여야만 한다. (...)이 절차는 부분적으로는 이전에 가지고 있던 지위를 파괴하고, 부분적으로는 이들이 새로운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게 준비하고 새로 주어질 특권을 악용하지 않도록 그들의 본성을 누그러트리게 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신참자들은 원래부터 자신들이 사회에 의해 형태가 부여되는 진흙이나 먼지, 단순한 물질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사회를 보는 관점은 보다 역동적이고 변증법적인 과정이며, 결코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다. 변수에 따라 문화는 구조와 반구조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을 전제로 진화하는 것이다.
‘커뮤니타스’라는 이름은 2018년 정경선 창업자가 지었다. 터너의 책을 당시 염두에 두었는지는 잘 모른다. 나의 경우, 지난 1분기 파트너 레터를 적으며, 헤이그라운드 할렘은 문화와 경제가 만나는 곳이라는 다소 무모한(?) 비전을 내세웠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김성환 작가의 글을 읽고 나니, 복잡한 정체성을 가진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커뮤니타스”가 제대로 이름값을 하려면, 빈부격차가 심한 경제와 이민자 중심의 다양한 뿌리를 가진 이질적 문화 간, 구조와 반구조를 드나들며 “문지방성”을 넓히는 방향으로 전략을 굳히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저소득 지역 창업가의 꽃길과 흙길 : 당신에겐 소셜 캐피탈이 있습니까
흔히들, 창업가의 길은 선형(linear)을 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흙길이더라도 이곳을 먼저 개척한 가족, 동료, 친구가 있는 창업가의 경우 그 길은 상대적인 꽃길일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라즈 체티(Raj Chetty) 교수는 이를 소셜 캐피탈로 보고 아래와 같은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라즈 체티 교수는 상승 이동(Upward Mobility) 및 경제적 이동(Economic Mobility) 개념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기회 인사이트( Opportunity Insights)’라는 웹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다. 현재 소득을 기준으로 빈곤층이라도 경제적으로 더 나은 환경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상위 경제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의 연관관계를 입증한 연구다.
이는 빈부의 격차가 큰 뉴욕에서 경제 개발 프로그램을 하는 우리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승 이동으로 시작한 연구가 지금은 경제 계층, 소득의 경제적 이동, 소셜캐피탈 등으로 확대되었다. 소셜캐피탈은 쉽게 말하면 친구 혹은 지인인데, 본 연구의 데이터를 가시화한 소셜캐피탈 아틀라스에 들어가면 카운티, 우편번호, 고등학교, 대학교를 대리(proxy) 지표로 삼아, 경제적 유대감(Economic Connectedness), 응집성(Cohesiveness), 자원봉사(Civic Engagement)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헤이그라운드 할렘이 위치한 곳(우편번호 10027)과 커뮤니타스 벤처스 참가자의 60% 가량이 거주하는 사우스브롱스(우편번호 10455) 그리고 맨해튼의 고소득 지역 중 하나인 웨스트빌리지(우편번호 10014)를 비교해 보자.
경제적 유대감(Economic Connectedness)은 중간이하 소득을 가진 저소득층이 중간이상 소득을 가진 고소득층과 친구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친구가 된 것 자체가 창업가에게 더 많은 리소스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친구가 되면 직업 소개 및 정보 공유의 기회가 많아지므로, 소득의 상승 가능성을 돕는다. 헤이그라운드 소재지 할렘은 39.2%, 커뮤니타스 알럼나이 주거지 사우스브롱스는 31.8%, 고소득 지역 웨스트빌리지는 55.3%이다. 이 세 군데의 우편번호로 소셜캐피탈을 보면, 경제적 유대감(Economic Connectedness)이 낮은 곳은 소득의 상승 이동도 낮아짐을 알 수 있다. 모두 웨스트빌리지가 가장 높고, 브롱스가 가장 낮다. 본 논문 <Social capital I: measurement and associations with economic mobility> 114쪽, 117쪽 표에서 보듯, 소득의 경제적 이동은 인종, 나이, 교육, 가정환경 등보다 소득계층 간 연결,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경제적 유대감과 상관관계가 더 높다. 소득을 근거로 한 끼리끼리 문화가 경제적 이동을 저해한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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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사우스브롱스(위)와 웨스트빌리지(아래)의 경제적 유대감: 경제적 유대감, 즉 고소득, 저소득 계층 간 연결이 55%가 넘는 웨스트빌리지는 소득의 상승 이동 가능성이 미국 전체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붉은색으로 갈수록 경제적 유대감이 낮고, 푸른색으로 갈수록 경제적 유대감이 높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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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헤이그라운드 소재지의 경제적 유대감: 브롱스와 웨스트빌리지의 중간이나 여전히 경제적 유대감 즉 계층 간 연결이 낮은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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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유대감과 고소득층 노출은 높지만 소득에 따라 끼리끼리 친구 되는 경향이 강한 할렘
브롱스보다 경제적 유대감이 높은 할렘에 헤이그라운드가 위치한 것은 저소득층의 창업가가 경제적 상승이동을 하기에 ‘일단’ 좋은 선택이었다. 할렘에 컬럼비아, CUNY 등 대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Civic Engagement 즉 자원봉사자의 비율은 7.8%로 5.7%인 고소득 지역 웨스트빌리지보다 오히려 높으므로, 이 역시 비영리 조직에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경제적 유대감의 구체적 지표를 살펴 보면, 웨스트빌리지는 '친구 선택 편향(Friending Bias, 끼리끼리 친구가 되려는 경향)'은 낮고, 고소득층 노출은 높은 반면, 사우스브롱스는 친구 선택 편향은 높고(백분위 기준으로 전미 7위) 고소득층 노출은 매우 낮다. 할렘은 고소득층 노출은 높지만 친구 선택 편향이 백분위 기준 전미 2위로 사우스브롱스보다 더 높다.
사우스브롱스와 할렘 모두 친구 선택 편향을 완화하여 소득 이동 상승을 위한 정책적 개입(일자리 교육 등)이 필요해 보인다는 시사점이 있다. 할렘처럼 고소득 노출과 친구 선택 편향 모두가 높은 것은 뉴욕이 속해있는 미국 북동부 지역 특성이다. 짐작컨대 인구 밀도,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므로 같은 동네(우편번호), 출신 고등학교, 대학교를 통해 고소득층에 노출은 높은 편이지만, 민족 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라 쉽게 친구가 되지는 않는 것이 아닐까 가정해 볼 수 있다. 커뮤니타스의 용어로 아직 지역 내 그리고 지역 간 다양성을 대변하는 커뮤니티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이동(Economic Mobility)라는 이름을 내건 뉴욕 창업 생태계의 프로그램
커뮤니타스가 얼럼나이 창업가들에게 적극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나 펀딩 기회는 주로 닿을 수 있는 기회이다. 아직 파트너가 많이 부족하므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파트너들의 프로그램들 중 최근에 눈에 띄는 키워드는 바로 경제적 이동(Economic Mobility)이다. 뉴프로핏(New Profit)은 6월 중에 두 번째 기수 모집 공고가 뜰 예정이고, 샘비드 벤처스 가족재단(Samvid Ventures)은 최근 모집을 마무리했다. 기술, 교육, 금융소외, 경제회복 등을 키워드로 기업을 모집하고 있으며, 커뮤니타스 프로그램과 근접하므로, 적극적 파트너십을 가져가야 할 조직이다.
웨비나에는 씨티의 임팩트 펀드를 포함한 서너 명의 패널이 들어왔다. 씨티의 임팩트 펀드는, 현재 약 5억불 규모이다. 2020년에 시작하여, 약 40개 회사에 투자했다. 금융소외, 기후변화, 사회구조, 일의 미래 등에 투자한다. 담당자는 초초기 창업자는 성장을 위해서 맷집을 키우고 또 관계를 쌓고 또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른 패널은 저소득 지역 창업자의 행동 변화를 요구했다. 어떤 이슈의 근본 원인을 우선 분석하라고 한다. 또 다른 패널은 피터 심즈(Peter Sims)의 리틀 벳Little Bets을 추천하면서, 불확실성 아래 작은 시도를 반복하는 실험적 혁신가(Experimental Innovator)의 가치를 얘기했다.
Big Bet vs Little Bets 커뮤니타스 벤처스(커뮤니타스 아메리카의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가 이제 11기를 모집하기 시작하면서 필자 스스로 기업가(entrepreneur)에 대한 관점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물론 이러한 관점은 매우 유동적이다. 어떤 날은 175명의 얼럼나이 모두가 큰 투자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어떤 날은 175명 얼럼나이 모두가 커뮤니티에 뿌리를 내리며 천천히 조금씩 같이 성장해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것은 커뮤니타스 아메리카가 균형 있게 잘 성장하여, 커뮤니티의 문제를 잘 푸는 창업가가 큰 투자를 받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필자의 관점이 크게 바뀐 계기는 ‘하이드로노미’ Hydronomy와 ‘리본팜즈’ ReBORN Farms와 가깝게 일하면서이다. 하이드로노미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여름 5기의 우승벤처이다. 공기 중 수분을 잡아내 깨끗한 식수로 바꾸는 기술을 특허출원 중에 있다. 2020년 여름 프로그램, 해당 기술의 시장진출전략을 구체화했으며, 우승상금 10,000불을 사용하여 특허를 출원했고, 뉴욕시 경제개발공사(NYCEDC)의 창립자 펠로우십(Founder Fellowship) 및 기타 펠로십과 투자기회를 구체화했다. 동시에 텍사스 등 몇몇 주 내의 지방정부와 계약을 성사시켰다. 사실 그 어떤 파트너에게도 가장 자신 있게 소개하는 조직 중 하나가 바로 하이드로노미이다. 이들이 간과하지 않는 일의 하나는 로컬 커뮤니티의 일자리 개발 프로그램(workforce development)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뉴욕 시정부와 파트너십으로 ‘ 블록파워(BlocPower)’가 진행하는 해당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올해 하이드로노미가 헤이그라운드에서 시작했다. 하이드로노미는 이전에도 그랬듯 일자리 소외 계층을 위해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을 오는 여름 다시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향후 파트타임 직원 채용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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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뉴욕시장 팀이 함께 한 하이드로노미와 블록파워의 일자리 개발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졸업식이 5월 말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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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팜즈ReBORN Farms는 브롱스의 ‘먹거리 정의’ food justice를 해결하고자 만든 루프탑 농장이다. 창립자인 헨리는 커뮤니타스 1,2기부터 성장을 지켜봐 준 커뮤니티의 동료이다. 최근에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서 큰 피치를 잘 마치고 돌아와 헤이그라운드의 멤버로 함께 지내며,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들고, 끊임없이 뉴욕의 식음료업계의 다양한 투자자, 학교 및 시정부의 관련 프로그램과 논의한다. 브롱스에 위치한 뉴욕 보태니컬 가든(New York Botanical Garden)의 아프리카 가든 프로젝트에 재능기부를 하거나, 킹스브리지 아모리 재건 등 다양한 브롱스 지역 커뮤니티의 활동에 참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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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헤이그라운드의 멤버인 리본팜즈ReBORN FARMS의 창업자 헨리 오비스포가 함께한 브롱스 소재 뉴욕 보태니컬 가든에 새로 조성된 아프리칸 아메리칸 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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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커뮤니티의 노동력을 키우고 정원을 가꾸는 일이, 설령 기존의 투자자가 보기에는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커뮤니티에 임팩트를 만드는 기업가의 미션은 10년 후 더 큰 리턴을 가져올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이들이 내린 단단한 뿌리가 사업의 균형을 잡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간을 더 투자하며 노동시장으로 복귀시킨 인력이 사회의 건강한 노동력이 되어 돌아올 것이며, 가족/친구 혹은 고객이 되어서 사업을 지지해 줄 것이다. 더 많은 투자를 받고, 팀을 늘리고 영업기회를 물어오는 방식과 사뭇 달라 보인다. 그래서 아주 많이 배우고 또 재미가 있다.
나는 커뮤니티 베이스의 얼럼나이는 우리의 스승이며, 투자자 중심의 얼럼나이는 우리의 숙제라고 팀과 이야기한다. 우리처럼 만물상을 다루는 조직은 오히려 더욱 정교한 비즈니스 통찰력(business acumen)이 필요하다. 커뮤니타스가 이름값을 하려면, 만물상과 비즈니스가 균형을 잡아 생태계에 조금 모호하지만 그래서 건강한 ‘문지방(liminality)’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쪽에 남을지, 저쪽으로 건너갈지는 순전히 기업가의 몫이지만, 문지방에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조직은 이쪽과 저쪽의 질서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을 더욱 끌어들여 고소득층에 노출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에서 어울리는 상황을 통해 친구 선택 편향을 낮추어 경제적 유대감이 올라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그것이 여러 유사 조직이 내세우기 시작한 경제적 이동의 핵심이라고 연구를 통해, 그리고 커뮤니타스의 여러 사례를 통해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이 만물상이 결국은 보물함이었다는 미운오리새끼 같은 이야기를 한 번 기다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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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의미 있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임팩트 지향 조직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 일이란 다양한 감정으로 다가옵니다. 이 길이 맞는지, 잘하고 있는지 한없이 불안하다가도 생각지 못한 누군가의 감사 인사 한 마디에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기도 하지요.
이번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루트임팩트 피플앤컬쳐팀 리드이자 조직 심리를 연구하는 선종헌 리드가 임팩트 비즈니스 종사자들의 불안감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두 편의 이어지는 글 중 상편을 이번에 소개해 드리고 하편은 7월 루트임팩트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일을 지속하게 하는 임팩트 지향 조직 종사자들의 ‘기쁨 모먼트'를 엮어서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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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요즘 뭐 하냐?” 라고 명절에 만난 작은 아버지가 묻습니다. “성수동에 있는 임팩트 지향 조직인데, 임팩트가 무엇이냐면…” 큰 아버지 눈빛에 초점이 사라져 가고 나는 점점 입이 마릅니다.
우리는 임팩트 지향 조직에 모여 ‘좋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끔 알 수 없는 불안이 느껴집니다.깊은 숙고 끝에 선택한 이 커리어가 어째서 가끔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인가요. 이 불안감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습니다.
모호하여 불안하다. 모호함(Ambiguity)은 모든 혁신과 성장의 토대가 된다고 합니다(1). 하지만 근본적으로 모호함은 우리의 불안을 높입니다(2). 우리는 OMR카드에 까만 점 꽉꽉 찍어가며 5지선다 시험문제를 맞히고 틀림에 희열을 느끼던 그자들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우리가 그 흑백의 세계를 거부하고 대안적 선택을 하여 이곳에 모였다지만, 그 투사적 에너지가 매일매일 솟을 수는 없습니다. 선택에 후회 없이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 생각보다 많은 인지적 에너지를 소모합니다(3).
모호한 업 이 모호성은 우리 커리어 여정에 끊임없이 동반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전문성”에 그리도 목마른 것이겠지요. 우리 업의 본질 자체가 복잡한 사회 문제와 얽혀있습니다. 무엇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그 문제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은 무엇인지 끝없는 설명과 정당화를 요구받습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의 우선순위가 정책, 후원, 그리고 또 다른 사회 문제에 의해 너무나 쉽게 뒤집히곤 합니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면, ‘우리 뭐 하는 회사였더라?’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모호한 역할 스타트업일수록, 가치 지향적인 조직일수록 “역할 모호성(Role Ambiguity)”이 높습니다. 전통적인 조직에서보다 개인에게 주어지는 업무 영역이나 의사 결정 책임이 넓고, 매뉴얼보다는 실험 정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복잡성이 이 모호함에 난이도를 올려줍니다. 대중 집중을 높이기 위하여 셀러브리티나 드라마틱한 투자액수, 매출액 등을 내세울 것인지 아니면 추구하는 가치와 진정성 있는 미션을 담백하게 전달할지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요.
모호한 성과 이 모호성 역시 우리의 운명입니다. 우리는 무형의 사회적 성과를 다룹니다. 물론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임팩트 지향 조직 같은 경우 매출 등 비교적 정량적인 지표를 가지고 계실 테니 조금 덜 하겠습니다. 그러나 임팩트 지향 조직의 많은 영역에서 “매출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에요” 하는 말이 오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측정 기법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지만(4), 임팩트 지향 조직의 구성원 개인이 각자 어떤 임팩트에 매일 기여했는지 가시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불안을 타개할 우리의 힘 이렇게 모호하여 한없이 불안함에도 우리는 임팩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5). 소명(calling)과 남다른 일의 의미(meaning of work)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일반적으로 불안을 느끼는 구성원들은 빠른 시간 안에 번아웃을 경험하고, 조직을 떠나거나 최악의 경우 조직 안에서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고 보고 됩니다(6). 하지만 많은 연구자들이 높은 소명의식과 강한 일의 의미가 불안을 견디는 방화벽 역할을 한다고 주장합니다(7).
저는 역으로 이 강한 소명 의식과 일의 의미들이 모호함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어기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함을 바탕으로 더 많은 회고와 자기 다짐, 그리고 더 강한 연대를 추구하는 동료들이 우리 주위에 분명히 있지 않은가요. 이유야 무엇이든, 그 불안을 현명하게 잘 다루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로 ‘이 불안함은 무엇인가’에 대한 가설을 제시하였다면, 다음은 ‘이 불안을 이토록 잘 조절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에 대한 논의를 해보고 싶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불안 수준이 아주 낮거나 아주 높지 않고 ‘적정 수준’ 일 때 오히려 가장 높은 수준의 창의성이 보인다고 합니다(8). 잘만 조절하면 이 불안함이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같습니다. 그러니 임팩트 지향 조직에서 불안을 잘 컨트롤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과 그들이 쓰고 있는 전략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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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를 일하게 하는 기쁨 모먼트.z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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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지향 조직 종사자들이 느끼는 '이 일 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을 물어보았습니다.
💪 저희가 하는 일을 다른 분들께 소개하고 그분들이 저희가 하는 일과 목표에 공감해 주실 때 만족감을 느껴요 😍 교육 프로그램, 행사를 통해 소셜임팩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피드백을 남겨주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기뻐요 🥅 팀에서 내년 우리 팀의 목표를 설정하고 우리가 그려나갈 미래의 모습을 구체화할 때, 업무에 큰 동기부여를 받아요. 🙌 일을 할 때 A와 B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정말 많은데요. 선택의 기로에서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가치 지향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때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아요! 🧑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될 때 일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어요! 💬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가치를 우리 고객의 말로 들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껴요
🔬저는 연구직에 있는데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는 일 자체도 뿌듯하지만, 그 결과가 사회와 사람들에게 무궁무진하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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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트임팩트X소셜임팩트뉴스] 위기의 시대, 비영리에서 기회를 찾다 ③ 정쟁의 도구로 전락한 과학, 시민이 구한다: 더 나은 과학과 더 나은 사회를 함께 추구하는 ESC 김찬현 대표님과 김래영 사무국장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더 알아보기
- [소식] KT&G 상상플래닛에서 7월 플래닛토크 행사를 열어요. 플래닛토크는 선배 창업가의 노하우가 필요한 청년 / 사회혁신 창업가를 위한 인사이트 나눔의 장인데요, 7월에는 사회혁신과 비즈니스 성장을 주제로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님이 사례 중심의 실전 노하우를 나누어주신다고 합니다.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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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번 달 '매거진 루트임팩트'는 어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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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임팩트
rootimpact@rootimpact.org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1나길 5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G205 02-6495-0180
기획/편집 루트임팩트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 일러스트 임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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